튜브톤 스튜디오Bugera V5 Infinium은 왜 1W와 0.1W까지 있나요? | 튜브톤 스튜디오 | 서울 원효전자상가

앨프 진단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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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gera V5 Infinium은 왜 1W와 0.1W까지 있나요?

Q. 작은 진공관 앰프는 왜 다시 주목받았나요?

진공관 앰프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출력은 클수록 좋았습니다. 드럼과 베이스 사이에서 기타가 묻히지 않아야 했고 PA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앰프 자체로 공연장을 채워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타리스트가 앰프를 쓰는 곳은 무대만이 아닙니다. 집이나 작은 작업실에서는 큰 출력이 오히려 골칫거리가 됩니다. 2000년대 중후반 Epiphone Valve Junior, Fender Champion 600, Vox AC4 같은 4~5W급 앰프가 잇따라 등장한 것도 작은 공간에서 진공관 앰프를 제대로 밀어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고, Bugera V5도 이 무렵 등장했습니다.

Q. V5의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채널 하나, 12AX7 한 알, EL84 한 알, 8인치 스피커에 조절부는 Gain, Tone, Volume, Reverb가 전부입니다. 출력은 싱글엔디드 Class A 방식이고 5W / 1W / 0.1W를 선택할 수 있으며 정류부는 솔리드스테이트입니다. 특히 EL84가 한 알이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푸시풀에서는 보통 두 개 이상의 출력관이 일을 나눠 맡지만 V5는 한 알이 출력단 전체를 담당합니다. 그래서 출력관이 몇 개인가보다 그 한 알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Q. 5W인데 왜 1W와 0.1W가 필요한가요?

진공관 앰프의 5W는 집에서 마음 놓고 끝까지 올릴 만큼 작은 소리가 아닙니다. 볼륨을 낮춰 쓰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EL84 출력단까지 충분히 밀어 포화와 브레이크업을 끌어내려면 작은 방에서는 상당히 시끄럽습니다. 그래서 1W와 0.1W가 있습니다. 이 기능의 핵심은 소리를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EL84를 밀어볼 수 있는 음량을 낮춰준다는 데 있습니다. 얼마나 크게 연주할지를 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느 정도의 음량에서 출력관을 밀어볼 것인지도 고를 수 있습니다.

Q. Gain과 Volume은 어떻게 다르게 들리나요?

Gain을 올리면 기타에서 들어온 신호를 앞단에서 더 세게 밀게 되고 12AX7에서 만들어지는 드라이브가 늘면서 소리가 점차 거칠어집니다. 그 상태에서 Volume을 올리면 뒤에 있는 EL84도 점점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출력관의 압축과 브레이크업까지 소리에 섞입니다. Gain을 많이 쓰고 Volume을 낮추면 앞단에서 만든 드라이브가 먼저 들리고, Gain을 덜 쓰고 Volume을 올리면 EL84가 반응하는 느낌을 더 적극적으로 끌어낼 수 있습니다.

Q. 기타에 따라 브레이크업 지점이 달라지나요?

달라집니다. 싱글코일에서는 비교적 여유가 있어 깨끗한 소리에서 살짝 거칠어지는 구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고 피킹 강약이나 기타 볼륨으로 클린과 가벼운 브레이크업 사이를 오가기에도 좋습니다. 출력이 높은 험버커를 연결하면 처음부터 앞단으로 더 강한 신호가 들어오기 때문에 같은 Gain에서도 훨씬 빨리 크런치 쪽으로 넘어갑니다. 싱글코일은 V5가 버티고 있는 구간을 쓰기 쉽고 험버커는 무너지기 시작하는 구간을 끌어내기 쉽습니다.

Q. 출력관을 EL844로 바꾸면 어떤가요?

EL844를 단순히 출력이 낮은 EL84라고만 생각하면 이 관을 쓰는 이유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V5에서는 출력관이 깨지기 시작하는 지점을 조금 앞당기는 선택으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일반적인 EL84보다 깨끗하게 버티는 구간이 줄어드는 대신 출력관의 압축과 브레이크업을 조금 일찍 끌어낼 수 있습니다. 클린 헤드룸을 최대한 확보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고, 반대로 무너지기 시작할 때의 반응을 좋아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Q. 답답한 소리가 모두 진공관 때문인가요?

진공관부터 바꾸기 전에 무엇이 답답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피킹의 앞부분이 흐릿한 것인지, Gain을 올렸을 때 음이 너무 빨리 뭉치는 것인지, 브레이크업 지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소리 자체가 작게 뭉쳐 있고 저역의 깊이나 펼쳐지는 느낌이 부족한 것인지에 따라 해결 방법이 다릅니다. 앞의 문제들은 12AX7이나 EL84로 조정해볼 여지가 있지만, 더 깊은 저역과 넓게 퍼지는 소리를 원한다면 진공관만 바꿔서는 한계가 있고 8인치 스피커와 작은 캐비닛을 봐야 합니다.

Q. V5는 어디까지 손대는 것이 좋을까요?

V5를 더 비싼 앰프처럼 만들겠다고 계속 부품을 바꾸다 보면 어느 순간 이 앰프를 선택한 이유가 없어집니다. 진공관과 스피커를 바꾸고 외부 캐비닛까지 연결했는데도 더 큰 저역과 넓은 클린 헤드룸이 필요하다면 V5를 더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니라 필요한 앰프가 달라진 것입니다. 반대로 작은 크기와 단순한 구조가 마음에 들고 그 안에서 조금 더 잘 맞게 다듬고 싶다면 진공관 교체는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브릴톤은 Gain을 올렸을 때 붙어버리는 음을 떼어놓고 싶을 때, 뉴톤은 따뜻한 중역을 두고 사용 범위를 넓게 가져가고 싶을 때, 비나톤은 낮은 출력에서도 한 음이 가볍게 흩어지지 않기를 원할 때 어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