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소리가 답답할 때 Treble만 올리면 되나요?
Treble을 올리면 밝아지기는 하지만 한 칸 더 올리면 피킹 끝이 따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평소 거의 손대지 않던 Bright 스위치를 한번 켜보면 느낌이 다릅니다. 단순히 고음만 많아졌다기보다 막혀 있던 부분이 조금 열리면서 피킹과 코드가 전보다 또렷하게 들립니다. 소리가 답답하다고 Treble만 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Q. 합주에서 기타가 묻힐 때는 무엇을 만져야 하나요?
혼자 칠 때는 괜찮았는데 드럼과 베이스가 들어오자 피킹이 잘 안 들릴 때가 있습니다. 이때도 Treble로 손이 가지만 올릴수록 기타가 시원하게 앞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소리 끝만 점점 날카로워집니다. 앰프에 Presence가 있다면 Treble을 조금 되돌리고 Presence를 천천히 올려보십시오. 고음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 피킹의 앞부분이 살아나면서 기타가 다른 악기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느낌이 납니다.
Q. Treble, Bright, Presence는 어떻게 구분해서 쓰나요?
셋 다 소리를 밝고 또렷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쓰는 자리가 같지는 않습니다. 전체적인 고음의 양과 균형을 맞추고 싶다면 Treble부터 봅니다. 소리가 막힌 듯 답답하고 특히 작은 볼륨에서 조금 더 시원하게 열어보고 싶다면 Bright를 켜봅니다. 혼자 칠 때는 괜찮은데 합주가 시작되자 기타의 존재감이 아쉽다면 Presence를 만져봅니다. 셋 중 하나가 정답이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 무엇이 마음에 안 드는지를 먼저 듣고 거기에 맞는 것을 만져보자는 것입니다.
Q. 저음이 약할 때 Bass만 올리면 되나요?
Bass를 올리면 확실히 두꺼워지지만 드럼과 베이스가 함께 들어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저음은 많아졌는데 기타가 더 힘차게 들리는 것이 아니라 아래쪽이 뭉치기 시작합니다. 양은 많아졌는데 정작 원했던 힘은 별로 없습니다. 앰프에 Resonance나 Depth가 있다면 Bass를 조금 되돌리고 Resonance를 천천히 올려보십시오. 저음의 양만 불어나는 것이 아니라 리프 밑에 힘이 붙는 쪽이 더 마음에 들 수도 있습니다. 저음이 많은 자리와 저음이 좋은 자리는 꼭 같지 않습니다.
Q. 뒷면의 출력 스위치는 음량만 줄이는 기능인가요?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높은 출력 쪽에서 코드를 세게 긁고 낮은 줄을 힘 있게 찍어 앰프가 피킹을 어떻게 받아주는지 기억해둡니다. 그다음 모드를 바꾸고 듣는 크기를 비슷하게 맞춘 뒤 같은 연주를 해봅니다. 특히 Pentode/Triode처럼 출력관의 동작점을 바꾸는 방식이라면 Pentode 쪽에서는 소리가 더 힘 있게 뻗고 피킹을 단단하게 받아주는 느낌이, Triode 쪽에서는 조금 더 부드럽고 둥글게 풀리면서 세게 밀었을 때 일찍 눌리는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리프에서는 이쪽, 블루스나 단음에서는 저쪽처럼 나눠 쓸 수도 있습니다.
Q. Fat, Thick, Voice 같은 스위치는 어떻게 활용하나요?
이런 기능은 대부분 앰프를 처음 샀을 때만 만져보고 하나 골라놓은 뒤 잊어버립니다. 이번에는 연주를 바꿔가며 눌러보십시오. 코드를 크게 긁었을 때 한쪽에서는 코드가 시원하게 열리고 줄 사이가 잘 들립니다. 같은 세팅에서 단음 솔로를 쳐보면 아까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Fat이나 Thick 쪽이 오히려 좋을 수 있습니다. 한 음에 살집이 붙으면서 기타가 훨씬 편하게 노래합니다. 앰프에 달린 스위치는 취향 투표가 아니므로 한쪽에 표를 던지고 나머지를 버릴 필요가 없습니다.
Q. Bass 5, Middle 5, Treble 5가 기본 세팅인가요?
오디오처럼 노브 세 개를 가운데 놓으면 아무것도 더하거나 빼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기타 앰프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설명을 듣기 전에 직접 해보십시오. Middle을 0까지 내리고 늘 치던 리프를 쳐보고, 이번에는 10까지 올려 같은 리프를 쳐봅니다. 어느 쪽이 좋다는 것이 아니라 내 앰프에서 Middle이 움직였을 때 기타의 몸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먼저 귀에 익히는 것입니다. 세 노브를 한꺼번에 돌리지 말고 하나를 과감하게 움직여보는 편이 훨씬 쉽습니다.
Q. 한참 만졌는데도 원하는 소리가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지금까지 한 일은 이미 만들어진 소리를 다듬은 것입니다. 요리로 치면 간을 맞추고 불을 조절한 것이지 생선 자체를 바꾼 것은 아닙니다. 피킹의 윤곽이 둔한 소리를 Treble과 Presence로 더 밝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렇게 했다고 처음부터 피킹과 줄 사이가 또렷하게 살아 있는 소리와 똑같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진공관 앰프라면 앞단에 진공관이라는 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브릴톤·뉴톤·비나톤은 EQ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어느 소리에서부터 시작할 것인가의 차이입니다.
Q. 좋은 진공관을 꽂으면 EQ는 안 만져도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재료가 좋다고 간을 안 맞추는 요리사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간을 잘 맞출 자신이 있다고 재료를 아무거나 고르는 요리사도 없습니다. 출발점을 고르는 일과 거기서 자기 소리를 만드는 일은 서로 다른 과정입니다. 앰프를 바꾸거나 새 페달을 사기 전에 Bright를 켜보고 Presence를 만져보고 Bass와 Resonance를 비교해보고 출력 모드도 바꿔보십시오. 전에는 안 쓰던 소리가 하나둘 나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