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브톤 스튜디오같은 12AX7인데 왜 앰프마다 좋은 관이 달라지나요? | 튜브톤 스튜디오 | 서울 원효전자상가

진공관 기초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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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12AX7인데 왜 앰프마다 좋은 관이 달라지나요?

Q. 최고의 12AX7은 어떤 관인가요?

그런 관은 없습니다. 정말 최고의 12AX7이 있다면 왜 사람들은 아직도 서로 다른 관을 좋다고 할까요. 단순히 취향의 문제로 끝낼 일은 아닙니다. 좋다는 평가를 받는 관에는 분명 이유가 있고, 어떤 관은 윤곽과 반응이 뛰어나며 어떤 관은 중역의 질감과 밀도가 매력적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좋은 성격을 가진 관을 꽂으면 소리도 반드시 좋아지느냐는 것입니다.

Q. 하이파이에서는 이 문제가 어떻게 나타나나요?

더 노골적으로 드러납니다. 오래된 알텍 계열 스피커처럼 소리가 앞으로 나오고 에너지감이 강한 시스템에 빠르고 또렷한 성향의 관을 넣으면 처음에는 해상도가 좋아지고 시원해졌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선을 넘으면 선명함은 날카로움이 되고 힘은 피로감이 됩니다. 오히려 질감과 여유가 있는 쪽으로 움직였을 때 소리가 더 자연스럽게 풀리기도 합니다. 반대로 이미 부드럽고 차분한 시스템에 같은 방향을 계속 더하면 답답해집니다. 관이 좋은 관에서 나쁜 관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그 관이 들어간 자리가 달라진 것입니다.

Q. 기타 앰프도 마찬가지인가요?

다르지 않습니다. 이미 피킹이 빠르고 고음의 윤곽이 강한 앰프가 있고, 중역과 몸통은 좋은데 게인을 올리면 음 사이가 쉽게 붙는 앰프도 있으며, 깨끗하고 정돈돼 있지만 한 음의 살집과 질감이 아쉬운 앰프도 있습니다. 출발점부터 다른 앰프에 똑같은 12AX7을 꽂아놓고 같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부터 이상한 일입니다.

Q. 좋은 것을 더하면 소리도 좋아지지 않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미 피킹이 빠르고 고음이 강한 앰프에 선명하고 빠른 관을 더 넣으면 처음에는 좋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가면 피킹은 너무 튀고 고음은 거칠어지고 오래 연주하면 귀가 피곤해집니다. 반대로 중역이 두껍고 브레이크업이 부드러운 앰프에 살집 있는 관을 넣어도 처음에는 좋지만 너무 가면 코드가 붙고 피킹이 뒤로 물러납니다. 관이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너무 많이 넣은 것입니다. 장점도 넘치면 단점이 됩니다.

Q. 그러면 질문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요?

어느 관이 제일 좋습니까가 아니라 지금 내 앰프에는 이미 무엇이 너무 많습니까, 그리고 무엇이 부족합니까로 바꿔야 합니다. 사람들은 대개 무엇을 더할지만 생각하지만 튜닝에서는 반대쪽도 봐야 합니다. 이것을 보지 않으면 장점을 더하다가 어느 순간 그 장점을 망치게 됩니다. 그래서 12AX7을 고를 때는 관보다 앰프를 먼저 들어봐야 합니다.

Q. 방향은 어떻게 정하나요?

피킹과 줄 사이가 이미 충분히 살아 있는지, 또렷하지만 몸통이 부족한지, 아니면 음은 두꺼운데 질감과 밀도가 너무 몰려 있는지부터 봅니다. 그다음 피킹과 줄 사이를 더 살리고 싶다면 브릴톤 쪽으로, 또렷함과 몸통을 함께 가져가고 싶다면 뉴톤 쪽으로, 한 음의 살집과 질감을 더하고 싶다면 비나톤 쪽으로 움직여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세 캐릭터는 좋은 관 세 종류가 아니라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를 보여주는 좌표입니다.

Q. 한 방향으로 계속 밀면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브릴톤을 넣어 피킹과 분리감이 원하는 만큼 살아났다면 거기서 멈추면 됩니다. 더 밀었을 때 소리가 얇아지기 시작한다면 그다음에도 브릴톤을 넣을 이유가 없습니다. 비나톤도 마찬가지로 살집과 질감이 필요한 만큼 붙었다면 충분하고, 더 넣어서 피킹이 무뎌지고 코드가 뭉치기 시작한다면 이미 지나간 것입니다. 많이 바꾸는 것이 튜닝이 아니라 좋아지는 지점에서 멈출 줄 아는 것이 튜닝입니다.

Q. 같은 캐릭터면 어떤 관이든 같은가요?

같은 브릴톤으로 선별된 12AX7이라도 JJ 테슬라에서 나온 관과 Sovtek에서 나온 관의 느낌이 완전히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원관이 가진 기본 성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 선택은 브릴톤인가 뉴톤인가 비나톤인가에서 끝나지 않고, 어떤 브릴톤이 이 앰프에 더 잘 맞는가, 어떤 비나톤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선택이 한 단계 더 생깁니다.

Q. 처음부터 전부 바꿔야 하나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한 개를 바꿔보고 원하는 만큼 움직였다면 끝입니다. 방향은 맞는데 부족하다면 그때 다음 위치를 보고, 너무 갔다면 돌아오면 됩니다. 앰프도 스피커도 손댈 필요 없이 소켓에서 꽂았다 빼기만 하면 됩니다. 지금 좋아하는 소리는 남겨두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만 움직여보는 것, 진공관 교체의 매력은 오히려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