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기타용 진공관은 정말 따로 만드는 건가요?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같은 종류의 진공관이 홈오디오에도 들어가고 기타앰프에도 들어갑니다. 다만 기타에서 좋은 반응을 보여주는 것들을 따로 선별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일가게에서 같은 사과를 놓고 고르는 기준이 다른 것과 비슷합니다.
Q. 그런데 왜 같은 12AX7인데 평가가 달라지나요?
어디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좋은 진공관의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자동차라도 출퇴근하는 사람은 연비와 승차감을, 짐을 싣는 사람은 적재 공간을, 운전을 즐기는 사람은 가속감과 코너에서의 반응을 먼저 봅니다. 자동차가 바뀐 것이 아니라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달라진 것입니다.
Q. 홈오디오는 진공관에게 무엇을 원하나요?
이미 완성된 음악을 가능한 한 깨끗하고 안정적으로 들려주는 것입니다. 잡음이 적은지, 좌우의 균형이 잘 맞는지,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음악에 불필요한 변화를 더하지 않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녹음된 음악을 흐트러뜨리지 말고 잘 들려달라는 부탁에 가깝습니다.
Q. 기타앰프는 무엇이 다른가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타 소리를 연주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게 피킹했을 때 거칠게 밀고 나오는지, 살짝 연주하면 얌전해지는지, 기타 볼륨을 조금 내렸을 때 얼마나 자연스럽게 정리되는지를 봅니다. 그때부터 앰프는 단순한 확성기가 아니라 연주에 함께 반응하는 악기가 됩니다.
Q. 그럼 기타용으로 선별된 진공관이 무조건 더 좋은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러닝화를 신고 등산을 가면 잘 만든 신발이라도 바위길에서는 불편할 수 있고, 등산화를 신고 매일 조깅하면 튼튼하기는 해도 발이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더 좋은 신발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용도가 다를 뿐입니다.
Q.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골라야 하나요?
비싼 것인지, 유명한 것인지, 빈티지인지를 먼저 볼 필요는 없습니다. 조금 더 따뜻했으면 좋겠는지, 조금 더 선명했으면 좋겠는지, 클린톤을 좋아하는지 드라이브를 좋아하는지가 먼저입니다. 그다음에 그 소리에 맞는 진공관을 찾는 것이 순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