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클린 톤으로 바꾸면 왜 갑자기 연주가 어설프게 들리나요?
게인을 걸고 솔로를 칠 때는 한 음 한 음이 길게 이어지고 벤딩을 해도 음이 쉽게 꺼지지 않으며 빠른 프레이즈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그런데 클린으로 바꾸면 어떤 음은 너무 크게 튀어나오고 어떤 음은 힘없이 사라지며 음 사이가 끊기는 것도 그대로 들립니다. 기타를 못 치게 된 것이 아니라 클린에서는 앰프가 대신 해주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Q. 하이게인은 연주를 어떻게 도와주나요?
하이게인 앰프는 여러 증폭단을 거치며 신호를 크게 키우고 왜곡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압축도 생깁니다. 약하게 친 음도 충분히 커지고 강하게 때린 음은 어느 정도 눌리기 때문에 피킹 강도가 들쭉날쭉해도 클린만큼 음량 차이가 크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서스테인도 길어집니다. 클린에서는 피킹한 뒤 음이 점점 작아지다 사라지지만 게인을 충분히 걸면 작은 신호까지 계속 증폭되기 때문에 음이 훨씬 오래 버팁니다. 한 음이 조금 일찍 죽어도 다음 음까지 어느 정도 이어져서 프레이즈 전체가 매끄럽게 들립니다.
Q. 그러면 하이게인이 더 쉬운 건가요?
그렇게 단순하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하이게인으로 코드를 치거나 빠른 솔로를 조금만 거칠게 연주해보면 전혀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치지 않은 줄이 살짝 울었는데 그 소리가 생각보다 크게 들리고, 벤딩하면서 옆줄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면 그 줄까지 따라 울립니다. 포지션을 옮길 때 손가락이 줄을 긁는 소리도 커지고 픽이 옆줄을 스친 작은 소리도 그냥 지나가지 않습니다. 게인이 높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음만 크게 만들어준다는 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Q. 클린과 하이게인은 무엇이 다른가요?
실수를 보여주는 방식이 다릅니다. 클린은 피킹 강약과 음의 길이, 프레이즈 사이의 빈틈을 숨기기 어렵습니다. 하이게인은 압축과 서스테인으로 그중 일부를 자연스럽게 이어주지만 대신 뮤팅하지 못한 줄이나 불필요한 잡음에는 훨씬 민감해집니다. 그래서 하이게인 연주에서는 뮤팅이 중요합니다. 클린에서는 내가 친 음을 얼마나 정확하게 다루느냐가 드러난다면, 하이게인에서는 거기에 더해 치지 말아야 할 줄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도 드러납니다.
Q. 프리앰프관이 여러 개면 전부 바꾸는 것이 좋은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이게인 앰프는 하나의 진공관에서 한꺼번에 많은 게인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증폭단을 차례로 지나며 게인과 왜곡, 압축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프리앰프관이 여러 개 들어가는데 그 관들이 모두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 기타 신호를 받아주는 위치가 있고 다음 단계에서 게인을 더 만드는 위치가 있으며, 톤 회로에 관여하는 자리나 출력관으로 신호를 보내기 직전의 위상반전단도 있습니다. 겉으로 똑같은 12AX7이 여러 개 꽂혀 있어도 맡은 일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Q. 그러면 무엇부터 정해야 하나요?
지금 이 앰프에서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부터입니다. 피킹 강약이 너무 눌려 있는 것이 불만인지, 한 음이 너무 거칠게 튀어나오는 것이 불만인지, 게인이 만들어지는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다음 그 변화와 관계가 큰 위치를 찾아보는 편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Q. 진공관을 바꾸면 앰프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이게인 앰프의 기본적인 성격은 회로가 만듭니다. 여러 증폭단을 어떻게 연결했는지, 각 단계에서 어느 정도의 게인을 만드는지, 어디에서 신호가 눌리고 왜곡되는지에 따라 큰 성격이 정해집니다. 그래서 진공관 하나를 바꾼다고 강한 하이게인 앰프가 갑자기 넓은 헤드룸의 클린 앰프처럼 변하지는 않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앰프를 다른 앰프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 좋아서 사용하는 앰프의 장점은 남겨두고 마음에 걸리는 부분을 조금 다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Q. 교체할 위치는 어떻게 찾나요?
내 앰프에 12AX7이 여섯 개 들어 있다는 것은 알아도 V1부터 V6까지 각각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를 수 있습니다. 기타를 치기 위해 앰프 회로까지 공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 당연합니다. 더구나 하이게인 앰프는 모델마다 프리앰프 구성이 다르고 같은 회사 제품이라도 세대가 달라지면 각 진공관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역할도 모른 채 여러 개를 한꺼번에 바꾸면 비용도 크고 어떤 관 때문에 소리가 달라졌는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튜브톤 스튜디오에서는 이런 경우 AI 어시스턴트로 교체할 위치의 우선순위를 좁혀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 결국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요?
다섯 개의 프리앰프관이 들어 있다고 처음부터 다섯 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현재 원하는 변화와 관계가 큰 위치부터 하나씩 비교해봅니다. 바꿔보고 직접 기타를 쳐서 피킹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세게 밀어붙였을 때 반응은 어떤지, 원래 마음에 들었던 게인과 서스테인은 그대로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원하는 방향으로 갔다면 거기서 멈춰도 되고 부족하다면 그다음으로 영향이 큰 위치를 보면 됩니다. 진공관 튜닝은 많이 바꾸는 사람이 잘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알고 그 변화와 관계있는 진공관부터 찾아 바꾸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