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같은 음을 쳐도 왜 연주는 다르게 들리나요?
악보에 적힌 음도 같고 연주하는 순서도 같은데 어떤 사람의 연주는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지고 어떤 사람의 연주는 강약이 살아 있습니다. 음을 끊고 이어가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연주는 어떤 음을 치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프레이즈, 릭, 다이내믹스, 아티큘레이션, 터치, 뉘앙스 같은 말도 이런 차이를 설명할 때 나옵니다.
Q. 프레이즈는 무엇인가요?
기타로 만드는 하나의 문장입니다. 단어를 아무렇게나 늘어놓는다고 문장이 되지 않듯이 몇 개의 음을 차례대로 친다고 저절로 하나의 프레이즈가 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음을 먼저 치고 어느 음을 길게 끌고 어디에서 잠시 쉬느냐에 따라 하나의 흐름이 만들어지고, 몇 개의 음이 그렇게 한마디처럼 이어질 때 프레이즈라고 부릅니다. 같은 음을 사용해도 리듬을 바꾸거나 쉬는 자리를 달리하면 전혀 다른 프레이즈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Q. 릭은 프레이즈와 무엇이 다른가요?
릭은 익혀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짧은 연주 표현입니다. 말할 때 상황에 맞춰 꺼내 쓰는 익숙한 관용구 같은 것입니다. 블루스에는 블루스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짧은 음의 움직임이 있고 록이나 컨트리에도 그 장르에서 익숙하게 들리는 연주 패턴이 있습니다. 프레이즈가 실제로 연주하는 하나의 문장이라면 릭은 그 문장을 만들 때 사용할 수 있는 짧은 관용구에 가깝습니다.
Q. 다이내믹스는 무엇을 말하나요?
같은 문장을 읽어도 모든 단어를 똑같은 세기로 말하면 평평하게 들립니다. 중요한 단어에 힘을 주고 다른 부분에서 힘을 빼면 말에 강약이 생깁니다. 기타도 마찬가지로 모든 음을 같은 힘으로 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음은 강하게 어떤 음은 약하게 치면서 연주에 강약을 만드는 것이 다이내믹스입니다. 단순히 크게 치고 작게 치는 것이 아니라 연주 안에서 어디에 힘을 주고 어디에서 힘을 뺄 것인가를 말합니다.
Q. 앰프도 다이내믹스에 영향을 주나요?
줍니다. 피킹을 약하게 했을 때와 강하게 했을 때 소리 크기뿐 아니라 어택이나 브레이크업까지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앰프에서는 연주자가 만든 강약이 더 잘 드러납니다.
Q. 아티큘레이션은 다이내믹스와 어떻게 다른가요?
글에는 쉼표도 있고 마침표도 있고 느낌표도 있어서 같은 문장이라도 어디에서 끊고 어디를 이어 읽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집니다. 기타도 한 음 한 음을 또렷하게 끊어 연주할 수도 있고 앞의 음과 다음 음을 부드럽게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각각의 음을 어떻게 시작하고 이어가고 끝낼 것인가를 설명하는 말이 아티큘레이션입니다. 다이내믹스가 어디에 힘을 주고 뺄 것인가를 말한다면 아티큘레이션은 각각의 음을 어떻게 끊고 이어갈 것인가를 말합니다.
Q. 터치는 무엇을 뜻하나요?
손글씨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두 사람에게 똑같은 문장을 쓰게 해도 글씨체까지 똑같지는 않습니다. 같은 내용을 쓰고 있지만 손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글씨가 나옵니다. 기타도 같은 기타와 같은 앰프로 같은 프레이즈를 연주해도 피크가 줄에 닿는 깊이와 각도, 피킹의 세기, 줄을 건드리는 방식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고 그 차이가 어택이나 음의 강약, 질감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터치는 막연한 감각만을 뜻하는 말이 아닙니다.
Q. 뉘앙스는 어떤 개념인가요?
누군가 괜찮아라고 말할 때 정말 괜찮아서 하는 말일 수도 있고 조금 섭섭하지만 괜찮다고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글자로 적으면 똑같은 말인데 듣는 사람이 느끼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기타에서도 같은 프레이즈를 연주하면서 어느 음에 힘을 주는지, 음을 어떻게 끊고 이어가는지, 어느 정도 쉬었다가 넘어가는지, 비브라토를 어떻게 거는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집니다. 뉘앙스는 특정한 연주 기술 하나가 아니라 다이내믹스와 아티큘레이션, 터치와 타이밍 같은 여러 차이가 모여 만들어내는 미묘한 차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