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기타리스트는 왜 앰프를 계속 바꾸게 되나요?
단순한 장비 욕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더 좋은 앰프가 끝없이 나타나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어떤 앰프가 좋은지를 궁금해하고, 조금 지나면 어떤 앰프가 나에게 맞는지를 고민하다가, 결국 나는 어떤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일까라는 질문에 도달합니다.
Q. 앰프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는 보통 무엇인가요?
합주실이나 악기점에서 평소 쓰던 것보다 제대로 된 앰프를 처음 경험하는 순간입니다. 코드도 똑같이 잡았고 실력이 갑자기 좋아진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느낌이 다릅니다. 세게 치면 다르게 받아주고 약하게 치면 또 다른 느낌이 납니다. 그때부터 앰프도 소리를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Q. 더 비싼 앰프를 사면 끝나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더 비싼 앰프를 샀는데 반드시 더 오래 쓰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갖고 싶었던 앰프도 몇 달 뒤에는 단점이 들리기 시작하고, 반대로 별생각 없이 팔아버렸던 앰프가 어느 날 문득 생각나기도 합니다. 가격과 명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일이 경험이 쌓일수록 늘어납니다.
Q. 경험이 쌓이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소리를 좋다, 나쁘다로 듣던 데서 앰프가 내 연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듣기 시작합니다. "소리는 좋은데 나하고는 안 맞는 것 같아", "이 앰프는 이상하게 치기가 편해" 같은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이미 중요한 변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정확히 설명하지 못해도 상관없습니다.
Q. 앰프마다 반응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요?
어떤 앰프는 피크가 줄을 때리는 순간 손에서 나온 힘을 거의 그대로 밀어내 시원하지만 예민하게 느껴질 수 있고, 어떤 앰프는 순간적인 힘을 약간 받아주어 처음엔 답답해도 손에 붙습니다. 클린을 오래 유지하다 단단하게 드라이브가 시작되는 앰프가 있고 이른 순간부터 부드럽게 깨지는 앰프도 있습니다. 어택, 헤드룸, 컴프레션, 드라이브가 생기는 방식, 중역의 위치, 저역의 움직임의 차이입니다.
Q. 그동안 팔았던 앰프들은 실패였던 걸까요?
아닙니다. Fender를 쓰면서 넓은 클린을 좋아한다는 것을, Marshall을 쓰면서 중역이 앞으로 나오는 느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Vox를 쓰면서 피킹에 민감한 앰프가 얼마나 재미있고 동시에 까다로운지를 배웠을 수 있습니다. 앰프를 바꿔 온 시간 동안 우리는 앰프를 바꾼 것이 아니라 조금씩 자기 소리를 찾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