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앰프를 바꿔도 왜 늘 같은 리프만 치게 되나요?
그저 버릇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앰프를 비교하거나 소리를 들어볼 때는 그 버릇이 꽤 쓸모가 있습니다. 그 리프를 자기 손도 잘 알고 자기 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새 앰프를 켜면 낮은 줄에서 늘 치던 리프부터 치고, 어떤 사람은 오픈 코드를 크게 긁어보며, 또 어떤 사람은 블루스 프레이즈를 치다가 벤딩을 길게 끌어봅니다.
Q. 익숙한 리프가 왜 기준이 되나요?
새 앰프를 제대로 들어보겠다고 평소 잘 치지도 않던 어려운 곡을 연주하면 연주하는 것부터 신경이 쓰입니다. 피킹도 평소와 달라지고 강약도 일정하지 않아서, 소리가 앰프 때문에 달라진 건지 내가 다르게 쳐서 달라진 건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수백 번 쳐본 리프는 어느 정도 세기로 피킹하는지, 코드를 긁었을 때 줄이 어떻게 섞이는지가 이미 몸에 익어 있어서 앰프가 바뀌면 차이가 더 빨리 들어옵니다. 바뀐 것을 들으려면 바뀌지 않는 기준 하나가 필요합니다.
Q. 연주가 매번 똑같을 수는 없지 않나요?
사람이 치는 연주가 기계처럼 매번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자기 손에 가장 익은 리프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완전히 똑같지는 않아도 그 사람이 가장 비슷하게 반복할 수 있는 연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늘 치던 몇 마디가 어느 순간부터 자기만의 기준이 됩니다.
Q. 오디오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나요?
있습니다. 오디오를 오래 다룬 사람들도 앰프나 진공관을 바꾸면 늘 듣던 음악부터 다시 틀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곡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테스트 음원이라서가 아니라 내 귀에 너무 익숙한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보컬이 어느 정도 앞으로 나와 있었는지, 기타가 어디쯤 자리 잡고 있었는지를 여러 번 들어 알고 있으니 바꾼 뒤 비교하기가 한결 쉽습니다. 기타리스트에게 다른 점이 있다면 그 기준이 음반 속이 아니라 자기 손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Q. 사람마다 확인하는 소리가 다른가요?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낮은 줄에서 팜뮤트를 반복하면서 저음이 얼마나 단단하게 받쳐주는지, 음이 뭉개지지는 않는지를 봅니다. 어떤 사람은 코드를 크게 긁어 여러 줄이 한꺼번에 울릴 때 각각의 음이 얼마나 잘 들리는지를 확인합니다. 블루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음을 길게 끌면서 벤딩이나 비브라토부터 해보며 음의 몸통과 질감, 서스테인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듣습니다.
Q. 내가 무엇을 먼저 듣는지가 왜 중요한가요?
누군가는 피킹과 줄 사이가 또렷하게 살아나는지를 먼저 듣고, 누군가는 전체적인 균형을 먼저 보며, 또 누군가는 한 음의 살집과 질감에 귀가 먼저 갑니다. 튜브톤 스튜디오가 진공관 캐릭터를 브릴톤·뉴톤·비나톤이라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누는 것도 이런 차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브릴톤은 피킹과 줄 사이가 또렷하게 살아나는 방향, 뉴톤은 또렷함과 몸통이 함께 살아 있는 방향, 비나톤은 한 음의 살집과 질감이 살아나는 방향입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 소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Q. 남들이 하는 방식을 따라 해야 하나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다음에 기타를 앰프에 연결하면 일부러 뭔가를 치려고 하지 말고 평소처럼 쳐보면서 손이 어디로 가는지 보면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치면서 무엇을 듣고 있는지도 생각해보면 좋습니다. 저음이 단단하게 받쳐주는 느낌일 수도 있고 피킹이 바로 튀어나오는 느낌일 수도 있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내가 수없이 쳐봐서 손이 알고 있고 귀가 알고 있는 몇 마디라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