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비나톤 ECC83은 어떤 성향의 연주자에게 맞나요?
기타가 너무 또렷하면 재미없다고 느끼거나, 리프가 깨끗한 것보다 조금 눌리고 축축해질 때 '이거다' 싶은 분들에게 맞는 캐릭터입니다. 미드가 눌리고 브레이크업이 느리게 무너지며 앰프가 깊게 가라앉는 방향으로, 슬래시나 토니 아이오미 같은 묵직한 미드 질감을 좋아하는 연주자에게 어울립니다. 정확한 소리보다 오래 감정이 남는 소리를 원하는 분들을 위한 캐릭터입니다.
Q. 비나톤 ECC83이 '정상적인 방향이 아니다'라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비나톤 ECC83은 소리를 앞으로 또렷하게 밀어내는 방향이 아니라, 앰프를 더 깊게 끌어내리는 관에 가깝습니다. 미드를 더 눌리게 하고 브레이크업을 더 축축하게 만들며 연주자를 앰프 안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기타가 너무 또렷하면 오히려 감정이 안 남는다고 느끼는 연주자를 위한, 의도적으로 무너지는 방향입니다.
Q. 왜 요즘의 멀쩡한 ECC83이 오히려 아쉬울 수 있나요?
요즘 ECC83은 정리가 잘 되고 노이즈가 적고 얌전하지만, 너무 정상적이라는 점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기타 앰프는 원래 완벽하게 정돈된 세계가 아니어서, 조금 눌리고 탁해지고 위험하게 가라앉을 때 비로소 기타가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분위기가 되기도 합니다. 비나톤은 바로 그 눌림과 무너짐을 좋아하는 방향입니다.
Q. 어떤 뮤지션의 톤이 비나톤 성향과 닮았나요?
건즈 앤 로지스 슬래시의 초기 톤은 완벽하게 정리된 소리가 아니라 미드가 눌리고 브레이크업이 축축하게 무너지며 앰프가 늪처럼 가라앉는데, 바로 그 위험한 눌림 때문에 사람들이 아직도 그 톤에 중독됩니다. 블랙 사바스의 토니 아이오미도 기타가 너무 또렷했다면 헤비메탈 특유의 분위기가 나오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Q. 비나톤은 왜 브랜드보다 방향을 먼저 보나요?
사람들은 멀라드, RCA, GEC 같은 브랜드 이름만 찾지만 방향이 틀리면 계속 꼬여서, 비싼 관을 꽂고도 앰프가 너무 멀쩡해 재미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나톤은 좋은 소리보다 얼마나 위험하게 무너지는지를 먼저 봅니다. 기타리스트는 결국 완벽한 소리보다 계속 감정이 남는 소리에 중독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