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가장 좋은 기타 앰프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는 답이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무엇에 좋은 앰프인지 기준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답을 낼 수 없습니다. 집에서 주로 연주하는 사람에게 좋은 앰프와 페달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좋은 앰프는 다르고, 클린이 중요한 사람과 크런치가 중요한 사람도 다릅니다. 그래서 유명한 앰프를 늘어놓고 별점을 매기는 대신 종목마다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인지 기준부터 정하고 그 기준으로 다시 비교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얼마나 유명한지, 누가 사용했는지는 뒤로 뺐습니다.
Q. 가정용은 어떤 기준으로 골랐나요?
작은 앰프가 곧 가정용은 아닙니다. 5W라도 진공관 앰프를 제대로 밀면 아파트에서는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저음량에서 쓰기 편한가, 클린부터 드라이브까지 얼마나 다양하게 쓸 수 있는가, 볼륨을 낮춰도 진공관 앰프를 연주하는 재미가 남아 있는가를 봤습니다. 1위는 Marshall DSL5CR입니다. 5W에 0.5W 저출력 모드, 두 채널과 리버브, FX Loop까지 갖춰 집에서 필요한 것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작은 앰프라서가 아니라 작은 소리로 가장 많은 것을 즐길 수 있어서 1위입니다.
Q. 가정용 2위와 3위는 무엇인가요?
2위는 Tone King Gremlin입니다. KT66 한 알을 쓰는 5W 싱글엔디드 구조에 Ironman II 리액티브 감쇄기가 있어 앰프를 밀어 좋은 반응을 만들어 놓고도 실제 듣는 음량은 낮출 수 있습니다. DSL이 여러 소리를 한 대에서 꺼내 쓰는 쪽이라면 Gremlin은 작은 진공관 앰프 하나를 깊게 파고드는 쪽입니다. 3위는 Fender 68 Custom Vibro Champ Reverb로, 소리는 좋지만 5W 출력단을 충분히 밀려면 볼륨이 커지고 감쇄 장치나 0.5W 모드도 없어서 집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가라는 기준에서 밀렸습니다.
Q. 페달용 앰프는 어떤 기준인가요?
페달을 잘 받는다는 말에는 두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페달에서 만든 소리를 앰프가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페달을 밟았을 때 앰프까지 같이 반응하는 것입니다. 튜브톤은 두 번째 재미를 조금 더 높게 봤습니다. 1위는 Fender 65 Deluxe Reverb입니다. 22W 6V6 출력은 페달의 성격을 유지할 만큼 충분한 클린 영역을 가지면서도 Twin Reverb처럼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쪽은 아니어서, 페달에서 만든 변화와 앰프의 반응이 적당히 섞입니다.
Q. 페달용 2위와 3위는 무엇인가요?
2위는 Marshall Studio JTM ST20입니다. 페달로 앰프를 움직이는 재미만 놓고 보면 1위로 뽑고 싶을 정도로, 오버드라이브를 연결하면 앰프 앞단이 같이 밀리며 페달을 밟기 전과는 다른 JTM의 반응이 나옵니다. 다만 여러 페달과 두루 쓰는 범용성에서는 Deluxe Reverb가 더 넓습니다. 3위는 Fender Hot Rod Deluxe IV로 40W 6L6의 넉넉한 클린 헤드룸 덕에 전통적인 페달 플랫폼으로는 훌륭하지만, 앰프도 함께 움직이는 쪽에 점수를 준 이번 기준에서는 3위가 됐습니다.
Q. 클린 1위가 Twin Reverb가 아닌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번에는 얼마나 큰 소리까지 안 깨지는가를 클린의 점수로 매기지 않았습니다. 클린도 소리이므로 피킹의 강약에 따라 표정이 달라야 하고 코드에서는 배음이 살아 있어야 하며, 그 좋은 클린을 지금 우리가 연주하는 환경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1위는 Tone King Imperial MKII입니다. 20W 6V6의 Rhythm 채널은 세게 쳤을 때 고음만 튀지 않고 저음과 중역의 몸통을 유지하면서 위쪽 배음이 열리고, Ironman II 감쇄기 덕에 좋은 영역을 연습실이나 녹음 환경에서도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Q. 클린 2위와 3위는 무엇인가요?
2위는 Vox AC30입니다. 클린이 꼭 얌전할 필요는 없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피킹을 하면 특유의 차임이 튀어나오고 코드에서는 위쪽 배음이 화려하게 붙으며 조금 세게 치면 압축되면서 크런치 쪽으로 움직입니다. 3위는 Fender 65 Twin Reverb인데 클린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85W 2x12 콤보의 거대한 클린 헤드룸이 지금 실제로 필요한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무게와 이동 부담까지 함께 본 결과입니다. Twin의 장점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좋은 클린의 조건을 조금 다르게 본 것입니다.
Q. 크런치 1위가 Marshall이 아닌 이유는 무엇인가요?
좋은 크런치는 완성된 깨진 소리 하나가 아니라 약하게 칠 때와 세게 칠 때 사이에 얼마나 많은 좋은 소리와 반응이 숨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1위는 5E3 회로를 바탕으로 한 Fender 57 Custom Deluxe입니다. 마스터 볼륨도 별도 게인 채널도 없는 단순함 때문에 오히려 기타 볼륨과 피킹, 앰프 볼륨 사이에서 크런치의 모양이 계속 바뀝니다. 2위 Studio JTM은 밀어붙일수록 두꺼워지고, 3위 Studio Vintage SV20은 더 빠르게 물고 들어오며 거칠어집니다. 5E3는 무너지는 과정이, JTM은 밀려가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Q. 하이게인 1위는 무엇인가요?
좋은 하이게인은 게인이 많은 소리가 아니라 게인을 많이 걸고도 피킹과 음의 몸통이 남아 있는 소리라고 봤습니다. 1위는 EVH 5150III 50W 6L6입니다. 게인을 상당히 올려도 피킹의 시작점이 쉽게 뭉개지지 않고 빠른 리프에서 저음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지지 않으며 코드에서도 음 사이가 비교적 잘 남습니다. 2위 Orange Rockerverb 50 MKIII는 높은 게인에서도 음의 두께와 중역 질감을 잘 남기는 쪽이고, 3위 Mesa/Boogie Dual Rectifier는 거대한 저음과 거친 게인 질감이 강점이지만 피킹과 저음을 단단하게 붙잡는 기준에서는 뒤로 밀렸습니다.
Q. 진공관 튜닝하기 좋은 앰프는 어떤 앰프인가요?
관을 많이 넣은 앰프가 아닙니다. 한 알로 시작해 원하는 방향을 찾고 필요하면 다음 위치까지 단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1위는 Fender Blues Junior IV로 12AX7 세 알과 EL84 두 알이라 너무 단순하지도 복잡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V1 한 알부터 시작하기 좋습니다. 2위 Supro Delta King 12는 12AX7 하나와 6L6 하나로 무엇을 바꿨을 때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하기 가장 쉽지만 튜닝의 폭은 좁습니다. 3위 Marshall DSL40CR은 반대로 만져볼 수 있는 범위가 넓지만 회로가 복잡한 만큼 변화의 원인을 단순하게 읽기는 어렵습니다.
Q. 결국 앰프는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여섯 종목의 1위를 모아보면 가정용은 Marshall DSL5CR, 페달은 Fender 65 Deluxe Reverb, 클린은 Tone King Imperial MKII, 크런치는 Fender 57 Custom Deluxe, 하이게인은 EVH 5150III 50W 6L6, 진공관 튜닝은 Fender Blues Junior IV입니다. 좋은 앰프를 고르는 기준은 하나가 아닙니다. 진공관도 마찬가지로 피킹을 더 또렷하게 만들고 싶은지, 또렷함과 몸통의 균형을 잡고 싶은지, 한 음의 살집과 질감을 더하고 싶은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좋은 앰프부터 찾지 말고 내가 그 앰프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부터 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