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브톤 스튜디오진공관에 자기 소리가 있나요, 앰프가 소리를 만드나요? | 튜브톤 스튜디오 | 서울 원효전자상가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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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에 자기 소리가 있나요, 앰프가 소리를 만드나요?

Q. 진공관마다 정말 자기 소리가 있나요?

진공관을 바꿔본 사람은 소리가 달라졌다고 하고, 반대쪽에서는 앰프의 소리는 회로가 만드는 것이지 진공관 하나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둘 다 일리가 있습니다. 같은 12AX7을 Vox에 꽂는다고 Marshall 소리가 나지는 않습니다. 튜브톤 스튜디오는 이렇게 봅니다. 진공관에는 분명 자기 성격이 있고 앰프는 그 성격을 이용해 소리를 만듭니다. 진공관이 앰프의 모든 소리를 혼자 결정하지는 않지만 규격만 맞으면 아무거나 꽂아도 되는 부품도 아닙니다.

Q. 사람들은 왜 12AX7이라는 이름에서 멈추지 않았나요?

진공관을 오래 다뤄본 사람에게 12AX7이면 되느냐고 물으면 이야기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텔레풍켄인가, 멀라드인가, RCA인가를 따지고 더 깊이 들어가면 같은 제조사에서도 어느 공장에서 어느 시기에 만들어졌는지까지 봅니다. 지금도 NOS 진공관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오래됐다고 현대관보다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고 가격에는 희소성도 들어갑니다. 그래도 질문은 남습니다. 몇몇 사람의 취향이었다면 한때의 유행으로 끝났을 텐데 이 선택은 수십 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Q. 진공관을 다시 골라주는 회사는 왜 생겼나요?

Hi-Fi 시장에서는 일찍부터 선별과 매칭이 하나의 전문 분야로 자리 잡았습니다. 1981년 Roger Modjeski가 설립한 RAM Labs는 진공관을 다시 측정해 등급을 나누고 출력관도 동작 특성을 확인해 서로 맞는 관끼리 골라 공급했습니다. Golden Dragon도 공급받은 관을 그대로 팔지 않고 다시 에이징하고 검사한 뒤 자체 기준으로 선별해 페어와 쿼드로 공급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회사 관이 더 좋았느냐가 아니라 같은 형번으로 만들어져 나온 관을 왜 돈과 시간을 들여 다시 골랐느냐입니다. 실제 관 하나하나의 특성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Q. 기타 앰프에서는 선별 기준이 어떻게 달랐나요?

Hi-Fi에서는 원래 신호를 얼마나 충실하고 안정적으로 증폭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기타 앰프에서는 진공관이 밀리면서 생기는 브레이크업도 소리이고 오버드라이브도 소리입니다. 1979년 Aspen Pittman이 설립한 Groove Tubes가 이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같은 모델의 앰프인데도 소리가 조금씩 다른 이유를 추적하다가 진공관의 편차에 주목했고, 처음에는 전기적 특성을 맞추는 데서 출발했지만 나중에는 실제 앰프에서 관을 밀어붙였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왜곡되는지까지 보는 쪽으로 발전했습니다. TAD와 Ruby Tubes 같은 업체들도 각자의 기준으로 이 시장을 이어왔습니다.

Q. 그런데 왜 같은 진공관도 앰프가 달라지면 소리가 달라지나요?

같은 12AX7이라도 앰프가 달라지면 걸리는 전압이 다르고 주변에 붙는 저항과 커패시터 값도 달라집니다. 그러면 증폭되는 양이 달라지고 어느 대역이 얼마나 통과하는지도 달라지며, 신호가 커졌을 때 언제부터 깨지기 시작하는지와 다음 증폭단을 얼마나 세게 밀어붙이는지도 달라집니다. Vox AC30의 12AX7과 Marshall Plexi의 12AX7이 같은 형번이라고 같은 소리를 만들지 않는 이유입니다.

Q. 같은 앰프 안에서도 자리마다 다른가요?

다릅니다. V1에 꽂힌 12AX7은 기타에서 들어온 작은 신호를 처음 받아 증폭하고, 위상반전관에 들어간 12AX7은 출력관을 움직일 신호를 나눠 보내는 일을 합니다. 같은 관이라도 어디에 꽂혀서 무슨 일을 하느냐가 다릅니다. 그러니 진공관 안에 Marshall 소리나 Vox 소리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앞뒤가 맞지 않고, 반대로 회로가 다르다는 이유로 진공관의 차이가 없어진다고 보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Q. 출력관으로 보면 더 쉬운가요?

EL34를 쓴다고 모든 앰프가 Marshall처럼 들리지 않고 6L6GC를 쓴다고 모두 Fender처럼 들리지도 않습니다. 출력관에 걸리는 전압과 바이어스가 다르고 출력 트랜스도 다르며 피드백을 얼마나 거는지도 앰프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같은 EL34라도 어떤 앰프에 꽂느냐에 따라 저음의 움직임이나 브레이크업 지점, 세게 밀었을 때의 느낌이 달라집니다. 그렇다고 EL34와 6L6GC가 같은 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Q. 결국 소리는 누가 만드나요?

앰프가 만듭니다. 회로가 있고 출력 트랜스가 있고 스피커가 있으며 그 앞에는 기타와 픽업, 그리고 연주하는 기타리스트가 있습니다. 진공관 하나가 이 모든 것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앰프가 소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제로 신호를 증폭하고 때로는 깨뜨리며 다음 단을 밀어붙이는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가 진공관입니다. 진공관이 앰프 소리의 전부였던 적은 없지만 아무 진공관이나 같았던 적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