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공장에서 검사한 진공관을 왜 다시 골라야 했나요?
공장 규격에 합격했다는 것과 모든 진공관의 특성이 똑같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진공관은 전극 간격과 구조, 재료와 공정에 따라 특성이 조금씩 달라지고, 제조사는 허용 범위 안에 들어오면 정상 제품으로 인정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12AX7은 잡음이 적어 V1에 쓰기 좋지만, 다른 12AX7은 전기적으로 정상이어도 스피커 진동에 민감해 콤보 앰프의 높은 게인에서 문제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공장 검사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제조사가 보장하는 정상 범위와 사용자가 원하는 특성 사이에 차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Q. 출력관은 왜 한 쌍으로 맞추나요?
트윈 리버브나 여러 마샬처럼 출력관 두 개나 네 개를 쓰는 푸시풀 회로에서는 출력관들이 균형 있게 동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6CA7 두 개라도 같은 바이어스에서 한쪽은 전류가 많이, 다른 쪽은 적게 흐를 수 있고,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지면 동작 균형과 왜곡 특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조금 다르다고 반드시 소리가 나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관을 한 쌍으로 묶어 팔면 앰프 회사도 수리 기술자도 사용자도 훨씬 편해집니다. 이 요구는 전문 선별업체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Q. 매칭관은 언제부터 판매됐나요?
1959년 12월 미국 오디오 전문지 Audio에는 진공관 제조사 텅솔(Tung-Sol)이 6V6GTA와 6BQ5/EL84 매칭 페어를 소개하며 이미 팔던 5881과 6550 매칭 제품도 함께 알린 광고가 실렸습니다. 그루브 튜브스나 램 튜브스 같은 독립 선별업체가 등장하기 훨씬 전에 제조사가 매칭을 상품 가치로 내세운 것입니다. 같은 시기 영국에서는 GEC/M-OV가 직접 생산해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 제나렉스 골드 라이언(Genalex Gold Lion)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현재의 재발매품이 아닌 빈티지 오리지널입니다. 진공관을 잘 만드는 것과 그중 잘 맞는 제품을 골라내는 것은 이미 별개의 가치로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Q. 독립 선별업체는 왜 생겨났나요?
트랜지스터가 등장하며 라디오와 TV 등에서 진공관 수요가 빠르게 줄고 대형 제조 산업이 축소됐지만, 하이파이 애호가와 기타리스트는 진공관 앰프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기타 앰프에서 클린에서 크런치로 넘어가는 반응, 강한 피킹의 압축감, 게인을 올렸을 때의 드라이브는 이미 음악적으로 쓰는 소리의 일부였습니다. 수많은 제조사가 대량생산하던 시대가 지나자 남은 제품 가운데 각자의 앰프에 맞는 관을 찾는 일이 중요해졌고, 이를 제조사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진공관을 직접 만들지 않는 업체들이 여러 제조사의 제품을 확보해 검사하고 묶어 팔기 시작했고, 생산하는 회사와 골라내는 회사가 다른 사업으로 발전했습니다.
Q. 그루브 튜브스의 출력관 숫자 등급은 높을수록 좋은 건가요?
아닙니다. 1979년 출발한 그루브 튜브스(Groove Tubes)의 애스펀 피트먼(Aspen Pittman)은 진공관 기술자가 아니라 기타와 앰프를 팔며 기타리스트의 소리를 가까이 접하던 사람으로, 수리점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앰프도 소리가 다르게 느껴지는 문제에 주목했습니다. 하이파이식으로 전기적 특성을 맞춘 관을 써도 기타 앰프 소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자, 진공관이 강하게 구동될 때의 반응을 검사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나온 1부터 10까지의 등급은 우수성 순위가 아니라 특정 검사 조건에서의 동작 특성과 브레이크업 성향을 구분한 것으로, 낮은 번호는 비교적 일찍 드라이브가, 높은 번호는 상대적으로 클린을 오래 유지하는 방향으로 소개됐습니다. 숫자 하나로 모든 앰프에서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좋은 진공관을 고른다는 말에 어떤 소리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더했습니다.
Q. 하이파이 쪽 선별업체는 무엇을 중시했나요?
1970년대부터 활동한 골드 에어로(Gold Aero)는 GE, RCA, Sovtek, Shuguang 등 여러 제조사의 관을 검사하고 Premium, Gold, Platinum 같은 등급으로 구분해 팔았습니다. 소비자는 제조사가 아닌 골드 에어로의 선별 기준을 믿고 추가 비용을 냈습니다. 1981년 로저 모제스키(Roger Modjeski)가 세운 램 랩스(RAM Labs)는 애플 II 컴퓨터를 활용한 검사로 여러 동작 조건에서 전류와 증폭 특성을 보고 잡음 등급까지 구분했습니다. 한 조건에서 맞는 두 관이 다른 조건에서도 똑같이 움직인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포노 앰프처럼 아주 작은 신호를 다루는 첫 증폭단의 잡음 문제는 기타 앰프 V1에도 해당하지만, 기타 앰프에서는 게인과 피킹 반응, 진동 민감도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Q. 선별업체들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성장했나요?
출발점이 달랐습니다. 영국의 피엠 컴포넌츠(PM Components)는 중국 등 외부 제조사의 관을 골든 드래곤(Golden Dragon)이라는 영국 브랜드로 공급했고, 미국의 루비 튜브스(Ruby Tubes)는 197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앰프 수리점을 연 톰 맥닐(Tom McNeil)의 부품 공급 문제에서 성장했습니다. 1993년 독일의 튜브 앰프 닥터(TAD)는 창업자 안드레아스 헤케가 1955년형 펜더 베이스맨을 수리할 부품을 구하던 데서 출발했고, 헤케의 회고에 따르면 루비와의 협력은 검사를 어디서 할 것인가의 견해 차이 등으로 2003년에 끝났습니다(헤케 측 설명입니다). 영국의 왓포드 밸브스(Watford Valves)는 1997년 브라이언 메이의 집에서 그렉 프라이어와 EL84를 시험하며 강한 기타 신호를 고려한 버스트 테스트를 발전시켰다고 설명합니다. 공통점은 누가 만들었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가 어떤 기준으로 골랐는가를 중요하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Q. 지금 판매되는 선별관은 업체마다 무엇이 다른가요?
TAD의 프리미엄 매칭은 출력관의 전류와 상호 컨덕턴스(Gm)까지 맞추는 것이고, 하이-그레이드는 주로 프리관의 잡음과 마이크로포닉을 보는 선별로 해결하려는 문제가 다릅니다. 루비는 번인으로 초기 불안정성을 확인한 뒤 매칭하고, 유로튜브스(Eurotubes)는 JJ 한 제조사에 집중해 여러 동작 조건에서 특성을 확인합니다. 왓포드는 하마(Harma) 브랜드로 강한 구동을 고려한 버스트 테스트를, 앤틱 셀렉션스(Antique Selections)는 전압과 입력을 바꿔가며 보는 특성 곡선 분석을, 업스케일 오디오(Upscale Audio)는 헤드폰으로 잡음을 실제로 듣는 청음 검사를 강조합니다. 앰프 제조사 메사 부기는 자사 앰프 조건에 맞춰 출력관을 색상 코드로 분류하는데, 색은 품질 등급이 아닙니다. NOS 관은 미사용 재고라도 현재 상태가 보장되지 않아 실제 동작 검사가 중요하고, 크라이오 처리는 선별이 아니라 별도의 물리적 처리라 그것만으로 소리 개선을 단정할 수 없습니다.
Q. 튜브톤 스튜디오는 어떤 기준으로 선별하나요?
튜브톤 스튜디오는 기타 앰프용 진공관의 선별과 튜닝을 전문으로 합니다. 여러 제조사의 관을 대상으로 전기적 특성과 정상 작동을 확인한 뒤 실제 기타 앰프에 장착해 소리와 반응을 듣는 청음 방식을 쓰고, 선별한 관을 품질 등급이 아니라 브릴톤·뉴톤·비나톤이라는 세 가지 캐릭터로 구분합니다. 브릴톤은 밝고 선명한 소리, 뉴톤은 자연스럽고 균형 잡힌 소리, 비나톤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지향하며, 기타리스트가 원하는 기본 소리와 반응의 방향을 고르도록 돕습니다. 다만 이 차이가 모든 앰프에서 똑같이 나타나지는 않고 회로와 진공관 위치에 따라 체감되는 변화도 달라집니다.
Q. 진공관 박스에 적힌 이름은 제조공장을 뜻하나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이름은 실제 생산공장, 어떤 이름은 제조사가 운영하는 제품 브랜드, 어떤 이름은 외부에서 생산한 관을 검사해 파는 업체의 브랜드이며, 한 제품에 여러 역할이 겹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오리지널 골드 라이언과 재발매 골드 라이언은 이름은 같지만 재발매품은 러시아 뉴센서(New Sensor) 계열 제품이고, 여기에 다른 선별업체가 다시 검사해 팔 수도 있습니다. 같은 공장의 관이 다른 상표로 팔릴 수 있지만 선별 기준까지 같지는 않고, 반대로 상표가 다르다고 반드시 소리가 다르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 제조사와 선별업체를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Q. 내 앰프에는 어떤 선별관이 필요한가요?
지금 앰프에서 무엇이 아쉬운지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게인을 올리면 잡음이 거슬린다면 저잡음과 마이크로포닉 선별이 중요한 기준이고, 출력관 네 개를 교체한다면 적절한 동작 범위와 매칭 상태, 바이어스 조건을 먼저 봐야 합니다. 매칭된 출력관이라도 바이어스 확인이 불필요해지지는 않습니다. 매칭은 관끼리 특성을 맞추는 일이고 바이어스는 앰프 안에서 적절히 동작하게 하는 문제이며, 업체마다 매칭의 검사 조건과 허용 범위도 다릅니다. 정상 작동하는 앰프의 게인이나 피킹 반응을 다른 방향으로 바꾸고 싶다면 잡음이 적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V1과 출력관의 변화는 성격부터 다릅니다. 선별관의 가치는 검사를 얼마나 많이 했느냐보다 그 검사가 실제 사용 목적에 얼마나 맞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