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Universal Audio 610은 왜 지금도 빈티지 명기로 불리나요?
흥미로운 점은 610을 설계한 엔지니어들이 빈티지 사운드를 의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에게 진공관은 당시의 현역 기술이었습니다. 1950년대 미국 녹음 현장의 중심인물이었던 빌 퍼트넘은 단순한 장비 제조자가 아니라 녹음 엔지니어이자 스튜디오 운영자였고, 실제 녹음실에서 필요했기 때문에 610을 만들었습니다. 오래된 것이 모두 빈티지가 되고 빈티지가 모두 명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Q. 610의 회로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신호 흐름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입력 트랜스포머에서 12AX7과 12AY7(6072A)을 지나 출력 트랜스포머로 이어집니다. 트랜스포머는 두 권선을 직접 연결하지 않으며 어떤 코어를 사용하는지, 얼마나 감는지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진공관 증폭 역시 신호 입력 강도에 따라 동작이 변해서, 강한 입력을 받으면 조금씩 비선형 영역으로 들어가면서 고조파가 증가하고 신호의 가장 강한 부분이 완만하게 눌리기 시작합니다.
Q. 현대 프리앰프와 무엇이 다른가요?
현대 프리앰프는 신호를 정확하게 증폭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반면 610 사용자들은 소리가 조금 더 두꺼워지고 중심이 생기며 강하게 들어온 부분이 조금 부드러워지는 정도의 변화를 즐깁니다. 새로운 기술은 많은 문제를 해결했지만 그 과정에서 사라진 흔적 가운데 일부는 없애야 할 결함이 아니라 음악적으로 꽤 매력적인 것이었습니다.
Q. 610에 사용하는 진공관은 형번만 맞추면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진공관은 같은 형번이라도 게인과 전류 특성, 노이즈, 마이크로포닉스에서 개체 차이가 있습니다. 마이크 신호처럼 아주 약한 신호를 처음 증폭하는 자리에서는 이런 특성 차이가 특히 중요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단순히 같은 번호가 적힌 진공관을 찾아 꽂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Q. 현대에 다시 만들어진 610은 예전 것과 같은가요?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Universal Audio는 610의 설계 철학을 이어받은 2-610, SOLO/610 등을 만들었지만 시대와 부품, 제조 방식이 모두 달라졌습니다. 현대의 610 계열은 옛날 물건의 외형만 복제한 것이 아니라 진공관과 트랜스포머를 이용해 신호를 증폭하던 기본 설계 철학과 사용 경험을 현대 환경에서 다시 구현하려는 장비에 가깝습니다. 명기 복각은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집어넣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개선하고 무엇을 남겨둘 것인가를 결정하는 작업입니다.
Q. 빈티지 장비를 볼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나요?
옛날 것이 무조건 더 좋다는 생각보다 무엇이 달라졌고 그 차이가 실제 결과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좋은 부품의 이름을 모으는 것과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610은 불편해서 명기가 된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기술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만든 장비가 낡고 불편해진 뒤에도 그 결과의 일부만큼은 완전히 대체되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입니다. 기계식 시계와 필름 카메라, 진공관 앰프도 비슷한 패턴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