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6L6과 EL34는 각각 어떤 소리를 자랑하나요?
6L6은 미국식 기타 앰프의 상징으로 넉넉한 저역과 시원한 고역, 여유 있는 클린과 강력한 하이게인을 자랑합니다. EL34는 영국 록 사운드의 전성기를 함께하며 존재감 있는 중역과 밀도 높은 드라이브, 피킹에 따라 거칠게 반응하는 록 사운드를 자존심으로 여깁니다. 둘 다 오랫동안 사랑받았지만 추구하는 소리의 방향이 상당히 다릅니다. 6L6에게 좋은 소리는 낮은 줄을 세게 쳐도 저역이 단단히 받치고 높은 음이 시원하게 뻗는 힘과 여유이고, EL34에게는 소리가 어디에 힘을 싣고 손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밴드 속에서 기타가 자기 목소리를 내게 하는 중역입니다.
Q. 6L6은 클린이 좋으니 얌전한 진공관인가요?
6L6 쪽은 클린에서 여유가 있다는 것이 힘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펜더 트윈 리버브 앞에서 한 음을 길게 끌면 넉넉한 클린 속에서 피킹의 작은 차이가 살아나고, 충분한 헤드룸 덕분에 강하게 연주해도 소리가 쉽게 무너지지 않아 맑고 단단한 클린을 원하는 블루스나 컨트리 기타리스트에게 중요한 장점이 됩니다. 또 메사/부기 듀얼 렉티파이어의 묵직한 하이게인 리프처럼, 낮은 줄을 강하게 때렸을 때 밀려오는 저역의 힘과 거대한 사운드 속에서 중심을 잡는 단단함으로 필요하면 훨씬 무겁게 밀어붙일 수도 있습니다.
Q. EL34는 왜 드라이브에서 매력이 드러난다고 하나요?
EL34도 근사한 클린을 만들 수 있지만, 기타리스트가 볼륨을 올리고 연주를 거칠게 몰아갈 때 앰프의 표정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소리가 조금씩 압축되고 중역에 밀도가 붙으며 드라이브가 거칠게 살아나는 변화, 마샬을 밀어붙였을 때 중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강하게 칠수록 드라이브가 살아나는 순간이 EL34가 자랑하는 소리입니다. 드럼과 베이스가 밀어붙이는 무대에서는 넓기만 한 소리보다 앞으로 나오는 소리가 필요할 때가 있고, 같은 드라이브라도 중역이 앞으로 나와 음 하나하나에 성격을 부여한다는 것이 EL34의 주장입니다.
Q. 영국 록 사운드는 EL34만의 공로인가요?
EL34는 1960~70년대 마샬의 볼륨을 올려 기타가 무대의 주인공이 된 소리, 딥퍼플과 레드 제플린이 세계를 뒤흔든 시절에 EL34를 쓴 마샬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합니다. 반면 6L6은 블루스와 로큰롤의 뿌리가 미국 흑인 음악가들에게 있다는 점, 그리고 초기 JTM45가 펜더 베이스맨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정작 EL34가 아니라 KT66이 들어갔다는 점을 짚습니다. EL34도 마샬이 처음부터 혼자 해낸 것은 아니라고 인정하면서, 어디서 출발했느냐와 이후 어떤 소리로 록 기타의 상징이 됐느냐는 별개라고 답합니다. 기타리스트들이 뜨거운 중역과 거친 드라이브를 이야기할 때 EL34가 빠지지 않는 이유가 거기 있다는 것입니다.
Q. 명관을 따지면 어느 쪽이 앞서나요?
6L6 쪽은 튼튼한 구조와 뛰어난 성능으로 명성을 얻어 지금도 찾는 사람이 있는 RCA와 GE의 6L6GC를, EL34 쪽은 풍부한 중역과 음악적인 드라이브로 숭상받아온 멀라드(Mullard) EL34를 내세웁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결국 같은 결론에 닿습니다. 지금 생산되는 6L6도 제조사와 모델에 따라 저역이 단단한 것, 중역이 풍부한 것, 클린이 시원한 것으로 갈리고, EL34도 부드럽고 두툼한 드라이브부터 거칠고 공격적인 반응까지, 피킹을 받아치는 느낌과 중역이 밀려 나오는 방식이 다릅니다. 진공관은 이름만 보고 고르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는 두 진공관 모두 동의합니다.
Q. 기타용 선별관은 왜 등장했나요?
진공관이 전기를 증폭하는 부품에 불과하다면 규격에 맞는 아무 관이나 꽂아도 되겠지만, 기타리스트는 자기 앰프의 소리와 피킹 반응, 드라이브의 질감에 아주 민감합니다. 하이파이는 원래 소리를 충실하게 재생하는 것이 목표지만 기타 앰프에서는 진공관이 만드는 왜곡과 압축까지 음악이 되고, 기타리스트는 앰프를 감상하는 사람이 아니라 줄을 때리고 볼륨을 올려 몰아붙이며 소리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기타 앰프는 공연장마다 끌려다니고 큰 스피커 옆에서 높은 출력으로 오래 일하는 험한 환경이라 믿고 쓸 수 있어야 하면서도, 결국 소리로 판단됩니다. 같은 형번 안에서도 성격이 다른 관을 원하는 소리에 맞춰 고를 수 있다면 그것은 낡은 부품 교체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선별관의 역사는 FAQ의 진공관 선별은 어떻게 시작됐고, 선별관은 무엇이 다른가요? 편에서 볼 수 있습니다.
Q. 같은 형번 안의 차이와 형번 사이의 차이는 어떻게 다른가요?
같은 6L6이나 같은 EL34 안에서도 제품과 개체마다 성격이 달라 원하는 소리에 맞춰 고를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형번이 바뀌면 소리를 만들어가는 방향 자체가 달라집니다. 아무리 훌륭한 6L6을 골라도 EL34 특유의 뜨거운 중역을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고, 반대로 EL34로 6L6의 넉넉한 저역과 클린의 여유를 그대로 만들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자기 앰프에서 어떤 소리를 원하는지 분명히 알고 진공관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결국 좋은 진공관이란 무엇인가요?
6L6은 좋은 진공관이란 깨끗하게 치고 싶으면 넉넉한 클린을, 거칠게 몰고 싶으면 강력한 드라이브를 받아주며 어떤 음악이든 표현을 마음껏 펼칠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EL34는 좋은 소리가 반드시 모든 것을 골고루 갖춘 소리는 아니며, 조금 거칠어서, 중역이 강하게 튀어나와서 잊히지 않는 소리가 있고 앰프가 살아 있는 것처럼 반응하는 순간에 기타 음악의 재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많이 쓰이는 6L6과, 한번 빠지면 잊지 못한다는 EL34의 대결은 끝나지 않습니다. 두 진공관이 바라보는 소리가 애초에 같은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가보다 내가 원하는 소리가 어느 쪽을 향하는지가 선택의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