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정류관에는 기타 신호가 지나가지 않는데 왜 소리가 달라지나요?
정류관이 직접 음색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출력단에 전원을 공급하는 조건을 바꿉니다. 강하게 피킹했을 때 출력단이 순간적으로 많은 전류를 요구하면 전원부도 그 영향을 받고, 이때 전압이 얼마나 떨어지고 얼마나 빨리 회복되는지가 앰프의 반응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정류관의 차이는 저음이 많다거나 고음이 밝다는 식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피킹을 얼마나 단단하게 받아주는지, 강하게 쳤을 때 얼마나 눌리는지, 볼륨을 올렸을 때 브레이크업과 컴프레션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Q. 정류관은 앰프에서 무슨 일을 하나요?
전원 트랜스에서 나오는 고전압은 교류지만 12AX7이나 6L6GC 같은 진공관의 플레이트에 공급하는 고전압은 직류여야 합니다. 이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과정이 정류이고 5Y3, 5U4, GZ34가 그 역할을 합니다. 오늘날에는 실리콘 다이오드로 훨씬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고 많은 현대 기타앰프가 다이오드 정류를 사용합니다. 그런데도 진공관 정류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전류가 흐를 때 정류관 내부에서 어느 정도 전압이 떨어지고, 앰프가 많은 전류를 필요로 하는 순간에 전원부의 전압도 함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기타리스트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Sag가 이런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Q. 5Y3GT는 어떤 정류관인가요?
오랜 역사를 가진 전파정류관으로, 기타리스트에게는 Fender 5F1 Champ와 5E3 Deluxe 같은 초기 Tweed 앰프로 특히 친숙합니다. GZ34보다 정류 과정에서 전압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어서 같은 전원 트랜스를 사용한다면 정류 후의 B+ 전압도 상대적으로 낮아집니다. 앰프를 충분히 밀었을 때 강하게 칠수록 어택이 계속 단단해지기보다 살짝 눌리면서 압축감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브레이크업으로 넘어갑니다. 다만 이 반응을 5Y3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고 출력관과 바이어스 방식, 전원 트랜스와 출력 트랜스, 필터 용량이 함께 작용합니다.
Q. 5U4GB는 무엇이 다른가요?
5Y3보다 더 큰 정류전류를 다룰 수 있어서 더 많은 전류가 필요한 Fender 계열 앰프에서도 사용됐습니다. 큰 전류를 감당하면서도 진공관 정류 특유의 전압강하가 분명해서 앰프를 충분히 밀면 강하게 피킹했을 때 어택이 약간 눌리고 컴프레션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다만 5Y3와 GZ34의 정확한 중간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실제 전압강하와 Sag의 정도는 전원 트랜스와 출력단이 소비하는 전류에 따라 달라지므로, 출력단에서 많은 전류를 필요로 하는 앰프에서도 진공관 정류 특유의 눌림을 느낄 수 있는 관으로 이해하는 편이 낫습니다. 참고로 초기 5U4G는 어깨가 넓은 ST형, 후기형 5U4GB는 직선형 GT 벌브가 일반적입니다.
Q. GZ34와 5AR4는 다른 관인가요?
같은 규격의 정류관입니다. GZ34는 유럽식 형번이고 5AR4는 미국식 형번입니다. Philips 계열에서 개발됐고 Mullard 제품으로도 널리 알려졌으며 기타앰프에서는 초기 Marshall JTM45와 함께 유명해졌습니다. 5Y3나 5U4 계열보다 전압강하가 작은 편이어서 같은 전원 조건이라면 상대적으로 높은 B+ 전압을 얻을 수 있고, 앰프를 밀었을 때 전원전압의 변화도 작은 편이라 어택이 좀 더 빠르고 단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구조에서도 5Y3와 5U4가 직접가열식인 것과 달리 GZ34는 간접가열식이어서 캐소드가 충분히 가열된 뒤 정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고전압도 비교적 천천히 올라옵니다.
Q. 세 관의 차이를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요?
히터는 모두 5V이지만 히터 전류가 5Y3GT는 약 2A, 5U4GB는 약 3A, GZ34/5AR4는 약 1.9A로 다릅니다. 전압강하는 5Y3와 5U4가 큰 편이고 GZ34가 작은 편입니다. 연주감으로 보면 5Y3는 강하게 칠수록 부드럽게 눌리는 쪽, 5U4GB는 힘을 남기면서 적당히 눌리는 쪽, GZ34는 어택을 빠르고 단단하게 받아주는 쪽입니다. 다만 이 정리는 절대적인 음색표가 아니며 실제 차이는 전원 트랜스와 필터 회로, 출력관과 바이어스 방식, 출력단의 전류 소비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옥탈 소켓이 같으면 서로 바꿔 꽂아도 되나요?
소켓에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앰프에서나 바꿔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히터 전류가 다릅니다. 특히 5U4GB는 약 3A를 필요로 하므로 전원 트랜스의 5V 권선이 이 전류를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정류 후의 B+ 전압도 달라져서, 전압강하가 큰 정류관을 쓰도록 설계된 앰프에 전압강하가 훨씬 작은 관을 넣으면 B+가 원래보다 높아지고 출력관의 플레이트와 스크린뿐 아니라 필터 커패시터에 걸리는 전압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먼저 확인할 것은 소켓이 같은가가 아니라 이 앰프의 전원부가 이 정류관을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는가입니다.
Q. 솔리드 스테이트 정류와는 무엇이 다른가요?
실리콘 다이오드는 진공관 정류기에 비해 정류 과정에서 생기는 전압강하가 매우 작고 내부저항도 훨씬 낮습니다. 따라서 출력단이 순간적으로 많은 전류를 필요로 해도 정류소자 자체에서 생기는 전압 변화가 훨씬 작습니다. 연주할 때는 어택이 바로 나오고 저역도 쉽게 눌리지 않는 빠르고 직접적인 반응으로 느껴집니다. 하이게인 앰프에서 많이 사용하는 이유도 프리앰프에서 이미 많은 게인과 컴프레션을 만드는데 전원부까지 크게 눌리면 저역이 풀어지거나 빠른 연주에서 반응이 둔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g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다이오드를 사용하더라도 전원 트랜스와 필터 회로, 출력단의 전류 소비에 따라 B+는 변할 수 있습니다.
Q. 정류관에도 브릴톤·뉴톤·비나톤 캐릭터가 있나요?
없습니다. 튜브톤은 프리앰프관과 출력관을 세 가지 캐릭터로 나누어 선별하지만 정류관에는 이 캐릭터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정류관은 기타 신호를 직접 증폭하는 관이 아니기 때문에 캐릭터로 나누는 것이 정류관이 맡고 있는 역할과 맞지 않습니다. 대신 기타앰프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한 상태인지 테스트한 제품을 선별해 공급합니다. 정류관을 선택할 때는 캐릭터보다 먼저 내 앰프가 어떤 정류관을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